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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선 연주회 (10.22,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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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90회 작성일 05-10-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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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선연주회 10/22 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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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세 피아노名人 윤기선씨, 57년전 초연곡 연주회
[조선일보 2005.10.12 18:23:51]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심장마비든 무엇이든 건반 위에서 쓰러져도 좋아. 결사적으로 해야지.”
12일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 84세의 노(老)피아니스트는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연주회를 앞두고 ‘결사적’이라는 말을 몇 차례나 반복했다.
윤기선(尹琦善)씨. 1946년 그리그의 협주곡, 1947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리스트의 협주곡 1번, 1948년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등 한국 초연을 네 차례나 기록한 것으로 음악사(史)에 오롯이 남아있는 피아노의 명인이다.
“동호인끼리 소꿉놀이 같던 양악(洋樂)의 좁은 울타리를 사회적 관심으로 넓힌 최초의 스타”(평론가 박용구씨)인 윤씨가 2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수원시향(지휘 박은성)과의 협연에서 자신이 초연했던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을 57년 만에 다시 연주한다.
현재 윤씨는 녹내장으로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고, 위산(胃酸)이 식도까지 올라오는 등 갖은 질병과 싸우고 있다. 그런 윤씨가 무대에 서게 된 것은 30여년 전의 ‘약속’ 때문이다 .
1974년 서울예고에서 후진을 양성하던 윤씨는 당시 서울예고 오케스트라를 맡고 있던 후배 박은성(60)씨가 오스트리아 유학을 떠나기 전, 송별회 자리에서 박씨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나중에 지휘봉을 잡게 되면 언젠가 차이코프스키 곡을 같이 연주하자”는 약속이었다.
박씨는 1981년 귀국했지만 윤씨는 이보다 먼저 미국으로 이민갔기 때문에 연주회 약속은 오랫동안 이뤄지지 못했다. 윤씨는 “은성씨가 몇 번이나 미국으로 찾아와 약속을 지키라고 조르는 것이 너무 고마워 꾸준히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에서 윤씨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은 1악장 초반부터 강력하고 화려한 주법을 요구하는 곡이다. 윤씨는 “끝까지 체력이 버텨 줄지 걱정”이라면서도 “제자들과의 식사도 연주회 이후로 미루고 외출도 삼가며 매일 1시간30분씩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에치슬라프 호르초프스키(폴란드)가 98세에,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러시아)가 84세에 피아노 연주회를 열기도 했지만 이처럼 고령인 피아니스트의 연주회는 외국에서도 극히 드문 경우. 윤씨는 “한국에선 쉰도 되지 않은 음악가들이 연주를 중단하다시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음악가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평생 공부한 걸 왜 그 나이에 그만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연주 계획을 묻는 질문에 윤씨는 “모르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만 또…”라고 말하며 여운을 남겼다. 문의 (031)228-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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