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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무궁화꽃 Rose of Sh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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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unice
댓글 0건 조회 2,280회 작성일 15-07-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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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무궁화꽃 Rose of Sharon

글&사진 유니스 윤경남


무궁화삼천리Rose of Sharon,James Garden
 추운나라 오웬 사운드에서 삼년 만에 에토비코로 환고향? 해서 제일 먼저가 보고 싶은 곳이 우리 아파트 뒷뜰에서 시작하는 제임스 가든 산책로였다.
우리의 쉼터였던 제임스기념정자 옆엔 여전히 큰 무궁화 나무에 분홍빛 꽃들이 한창 피고 지고 있었다. 어딘가 좀 야윈듯한 노후의 모습이지만 튼튼한 뿌리를 자랑하는 듯 서있다.
  우리가 토론토에 정착하면서 이 공원을 찾아왔던 첫날이 생각난다. 시냇물이 작은 폭포소리를 내는 반달형 다리 아래 연못을 내려다 보며 큰 마당에 들어서자 남편과 나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누가, 언제, 이 아름다운 동산 한 가운데에 우리나라 꽃, 무궁화-Rose of Sharon을 심어놓았단 말인가?
한 걸음에 달려가 보니, 중앙 화단의 남쪽과 북쪽에 25그루씩 우리 키만 한 분홍빛과 흰빛 무궁화를 심고 그 발치엔 이 꽃나무를 기증한 이상온 할머니의 갸륵한 뜻이 무궁화사모회 운동의 하나로 적혀 있었다.
  고향에 다시 돌아온듯한 기쁨이 일렁거리며 사진을 무작정 찍었다. 평화의 왕 같은 흰 무궁화의 고고함에 질 세라 분홍빛으로 성장한 무궁화가 행복의 여왕다운 미소를 짓고 있다. 무턱대고 행복하기만 한 이 무궁화 동산 옆으로 오리들도 산책을 즐기고 있고…
 북쪽에 서 있는 분홍빛 샤론이 힘차게 옆에 붙어 서 있는 흰 무궁화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더니, 이젠 좀 쉬겠다는 듯 꽃 판이 이즈러지기도 한다.
 이젠 잠든 듯 쉬는 듯한 꽃봉오리들을 따 주다가, 우리가 다니는 St Giles Kingsway교회 앞에 핀 하얀 무궁화 생각이 나서 그리로 달려갔다. 우리교회의 샌드라 장로가 여러 해 전에 교회 앞 뜰에 작은 무궁화나무를 심으면서, 키가 작지만 꽃을 잘 피울 뿐만 아니라, 분홍 꽃과 흰 꽃이 함께 핀다는 것이었다. 좀 의심스러웠지만 심은 정성을 생각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결국 흰 꽃만 피었다. 지난 주일 교회에 처음 나가서 교인들의 환호 속에 벅찬 재회의 기쁨을 나누면서도 하얀 무궁화가 둥그렇게 잘 자란 것이 눈에 들어와 더욱 짜릿한 쾌감에 젖었다.
무궁화의 영어 이름은 Rose of Sharon이고 학명은 Hybyscus Syriacus Linnaecus로, 린나에라는 식물학자가 시리아에서 발견한 히비스신을 닮은듯 아름다운 꽃에 붙인 이름이란다.
 이스라엘 땅, 갈멜 산 남쪽 언덕에 펼쳐 있는 샤론이라는 평야에 가득 피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온 세상에 전하는 순결한 무궁화 꽃이 우리나라 꽃임에 더욱 자랑스러워, 제임스 가든 한 복판에 있는 우리 무궁화 동산에서 한 나절을 즐겁게 보내고 돌아왔다.
캐나다 한국일보 2009.8.9.

 산드라장로가 심은 Rose of Sharon,St.Giles 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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