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대한민국 건국 60년을 맞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부 수반들이 살았던 현장을 방문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역사 탐방 여행’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15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로 나눠 백범 김구 임시정부 주석의 경교장(사진·上)~이승만 전 대통령의 이화장(中)~윤보선 전 대통령의 안국동 저택(下)을 차례로 방문한다. 역사 탐방에는 한 번에 40명씩 모두 80명이 참가할 수 있다. 4일 오전 9시부터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선착순 마감한다. 심재욱 동국대 외래교수와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전문가들이 해설자로 동행한다.
이충세 서울시 문화재과장은 “서울시는 역대 정부 수반의 유적들을 체계적으로 정비·복원해 역사교육 및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주 독립의 염원이 담긴 경교장=김구 주석이 45년 11월 귀국 후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했다. 미 군정 아래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회의를 열고, 남북 정치지도자 회담을 추진한 역사적 장소다. 49년 6월 백범이 안두희의 총탄에 서거한 현장으로, 당시 탄흔이 아직도 남아 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이 관리하며 건물의 일부를 ‘김구 기념실’로 개방하고 있다. 사적 465호.
◇대한민국 건국의 산실 이화장=이승만 전 대통령이 47년 11월부터 살면서 48년 8월 정부 수립의 과업을 이룬 현장이다. 조선 중종 때 학자인 기재 신광한(1484∼1555)의 옛 집터로 현재의 건물은 1920년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초대 정부의 조각본부’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아닌 지방문화재(서울시 기념물 6호)여서 서울시가 국가 문화재로 승격을 추진 중이다. 전화(02-741-1945)로 예약하면 일반 관람도 가능하다.
◇4·19혁명의 본산 윤보선 가옥=윤보선 전 대통령이 살면서 4·19 혁명을 전후로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로 활용했다.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청와대가 아닌 이곳을 자주 집무실로 썼다. 5·16 세력에 의해 가택 연금을 당한 현장이기도 하다. 조선 고종 7년(1870년)에 건립된 저택으로 윤 전 대통령의 부친(윤치소)이 1910년 무렵 사들였다. 사적 438호.
주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