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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남흥우 (문화일보 09.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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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239회 작성일 09-01-18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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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까지 팔팔하게 99팔팔>
틈틈이 등산·운동… 요즘도 집필 열정
변호사남흥우 (96세)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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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흥우 변호사는 96세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현역이다. 서울 중구 무교동에 있는 새한합동법률사무소로 주 1회 꼬박꼬박 출근하고, 공증 관련 업무를 본다. 남 변호사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맏사위로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한국 법조계에 수많은 제자를 거느린 교육자다. ‘고대 법대’의 명성에는 남 변호사도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아직도 고려대 법대 명예교수이고, 교수 모임에도 꼬박꼬박 참가한다. 남 변호사를 법률사무소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오래 살아서 좋은 것도 많지만 안 좋은 것도 있어요. 외로운 거죠. 집사람(윤완구 여사)도 몇 년 전(2007년) 이승을 떠났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산에 함께 갈 친구들도 없어요. 다 죽었어요. 내가 원로 법조인 모임의 고문인데 나이가 제일 많아요.”

그의 얼굴에 잠깐 그늘이 스쳤다. 남 변호사는 90을 넘긴 고령에도 딱히 불편한 곳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산에 오른다’는 얘기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봄, 가을이면 북한산에 자주 가요. 구파발쪽으로 올라가요. 북한산성을 한바퀴 돌고 세검정으로 내려오죠. 요즘은 날이 추워서 집 근처 용왕산(서울 양천구 목동)에 올라갑니다. 어쨌든 틈틈이 운동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녁산책도 빼놓지 않고 합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북한산에 올라야죠.”

남 변호사는 “귀가 잘 안 들려 보청기를 꽂고 지내는 것 외에는 아픈 곳이 없다”고 했다. ‘노인병’인 혈압과 당뇨도 모두 정상이라고 했다. 지상에서 90년 이상을 보내고 나면 어떤 일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낄까. 남 변호사에게 물어보았다. “교직생활이 그래도 가장 큰 보람이죠. 광복 직후 판·검사 안하고, 잠깐 변호사 개업한 것 빼고는 계속 교단에 있었습니다. 고려대 법대에서 25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법대 학장까지 했죠. 논문도 꾸준히 썼어요. 5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학술원 잡지에 논문을 게재했으니까요.”

남 변호사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프로필을 보면 ‘화가’ 경력도 있다. 실제로 개인전도 가졌다. “돌아가신 김원 선생(1994년 작고)에게 그림을 배웠어요. 제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해준 고마운 분이죠. 전시회는 1997년에 한 번 했습니다. 어찌보면 그림도 제 건강에 도움이 됐을 것 같네요. 풍경화를 많이 그렸기 때문에 캔버스를 메고 전국을 누볐어요. 요즘은 그리지 않습니다.”

남 변호사는 학위논문을 쓰는 대신 최근 인문과학 교양서를 집필중이다. “3년 전부터 쓰고 있어요. 한 70% 완성됐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며 읽고 보고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젊은 세대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이르면 올해 출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계획을 얘기하며 남 변호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의 장수비결은 그처럼 항상 ‘계획’을 지니고 사는 것 아닐까.

건강비결 - 꾸준하게 걷고 식사는 채식 위주

남흥우 변호사의 건강비결은 ‘걷기’와 ‘채식’이다. 북한산과 용왕산 등반도 걷기의 한 방편이다. 날이 추워 산에 못가면 자택 인근에 있는 목동 파리공원 산책이라도 나간다.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다. 식사는 채식 위주로 한다. “아침엔 빵과 과일을 먹어요. 토마토, 포도, 사과 등의 과일이나 채소를 좋아하죠. 점심은 떡국을 즐겨 먹고, 저녁은 일반식으로 해요. 그리고 가능한 한 채식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죠. 물론 나이먹으며 자연스럽게 양도 줄었습니다. 소식합니다.”

남 변호사는 20년전 담배를 끊었다. 그리고 즐기던 술도 줄였다. 와인 한잔 정도가 요즘 주량이다.

약력

▲1913년 서울 출생 ▲경성제대 법과(39년) ▲고등문관시험 합격(39년) ▲변호사개업(52년) ▲부산대 부교수(52년) ▲고려대 법학과 교수(53년) ▲한국형사법학회 회장(68년) ▲고려대 법과대 학장(72년) ▲고려대 명예교수(78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78년) ▲변호사개업·새한합동법률사무소(78년) ▲인하대 초빙교수(80년) ▲법무부 정책자문위원(83년) ▲격암문화재단 이사장(96년)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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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일자 20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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