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朝鮮歌' 가사 속엔 '神 돕지 않으면 나라 망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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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션가' 인쇄물, 독일서 발견… 가사 내용 처음으로 공개돼
1896년 독립문 착공식서 불러… 애국가 후렴구는 포함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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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古書) 애호가인 이씨는 10여 년 전 독일 베를린에서 19세기 말 선교사들이 낸 잡지인 '코리언 리포지터리(Korean Repository)'를 구입했다. 이씨는 최근 이 책을 다시 들춰보다 책갈피 사이에 끼워진 한지(韓紙) 한 장을 발견했다. 세 번 접힌 그 종이엔 '죠션가' '독립가' '진보가' 세 곡의 노래 가사가 인쇄됐고, 끝에는 'P.C.S.'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가로 31.6㎝, 세로 23.8㎝ 크기의 이 종이는 바로 1896년 11월 21일 독립문 정초식(定礎式·착공식) 때 불렸던 기념가 전단의 실물(實物). 'P.C.S.'란 '배재 크리스천 스쿨'로 독립문 정초식 당시 세 곡의 노래를 불렀던 배재학당 학생들을 의미한다.
'죠션가'는 모두 5절의 노래로 1절은 이렇다. '내나라흘(를) 위�(위해) 샹쥬(上主·하나님)�(께) 빔니다/ 나라 도아(도와)/ 도아주잔으면 나라 망�겟네/ 샹쥬� 빔니다 나라도아'라는, 전혀 다른 가사였다. 기독교적 용어를 사용해서 국가 안위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애국가 연구자들은 '배재 80년사'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여기서 불린 '죠션가'가 현 애국가와 같은 후렴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조선(현재는 '대한') 사람 조선으로 기리 보전하세'가 들어 있던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전단의 '죠션가'에는 이 후렴이 없다.
이 자료의 등장으로 현 애국가와 후렴이 같은 노래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7년 7월 배재학당 방학 예식에서 불린 윤치호 작사 '무궁화가'인 것으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애국가 전문가인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자료를 살펴본 뒤 "최초의 근대적 대중 집회에서 사용된 전단 실물이자, 애국가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큰 발견"이라고 말했다.
8절로 이뤄진 '독립가'는 '독립 �쥬(自主)터를 닥고 문명�화(개화) 쥬초(柱礎)놋네/ 젼국인민 굿게 보호 부강지업 일워보세'(3절)라며 '자주독립''개화'라는 독립문의 취지를 분명히 제시했다.
유석재 기자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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